지난 26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붉은 고기는 2A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파장은 거세다. 누구나 즐겨 먹는 식품인 소시지와 햄에 발암물질 낙인이 찍혔으니 전세계 곳곳이 난리다. 나라를 불문하고 소비자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육가공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소시지나 햄, 먹어도 괜찮은 걸까. 전문가 4인에게 꼬치꼬치 물었다.

1. ‘1급’ 아니라 ‘1군’ 발암물질

WHO는 이번 발표에서 전세계 10개국 22명의 전문가가 800여건에 달하는 방대한 문헌을 분석한 근거로 소시지, 햄, 베이컨 등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Group1)로 지정했다. 1군 발암물질에는 석면·벤젠·벤조피렌 등 맹독성 유해물질 이외에도 담배·술·햇빛·자외선·미세먼지 등이 포함되어 있다. 같은 음식 중엔 젓갈도 몇 년 전 이름을 올렸다.

1군 발암물질의 분류 기준은 뭘까. IARC는 수많은 연구 문헌을 바탕으로 발암물질을 1군부터 4군까지 나눈다. 최성희 식품안전정보원 본부장은 “발암물질의 상관성이 얼마만큼 증명됐느냐가 판단 기준”이라며 “발암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1군, 의심이 강하게 드는 군은 연구 근거 정도에 따라 2A군과 2B군, 위험성이 약하다면 3군과 4군으로 분류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를 ‘1급 발암물질’로 칭했는데, 전문가들은 ‘1군 발암물질’로 정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WHO가 ‘발암물질’이라고 급(grade)을 매겨 위해 정도를 평가한 게 아니라 ‘발암 가능성이 증명된’ 군(group)을 분류한 것임에도 과장된 공포가 조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광석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공기 중 미세먼지도 1군에 속하지만 일상적인 활동을 하지 않느냐”며 “발암 가능성이 증명됐다고 해서 모두 암에 걸리는 게 아니라 섭취 양과 횟수가 중요하므로 적당한 수준의 섭취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2015-10-29T12:48:5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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